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터키를 읽다, 터키를 가다…영미권 최고 문화ㆍ여행 안내서 ’터키‘ 편 출간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해외 여행 안내서는 많다. 하지만 대개가 비슷비슷하다. 갈 곳을 찾자니 사람이 없고, 사람 얘기를 듣자니 여행 정보가 부족하다. 두꺼운 인문 역사서는 부담스럽고, 실용 안내서만 보자니 인터넷이 차라리 낫지 싶다. 한 권으로 깔끔하게 삶과 사람과 역사와 문화와 여행 정보까지 챙길 수 있는 안내서는 없을까?

‘인문여행 시리즈’를 표방한 여행서의 터키편이 나왔다. ‘세계를 읽다-터키’(아른 바이락타롤루 지음, 정해영 옮김, 도서출판 가지)가 최근 번역돼 출간됐다. 세계적인 출판사인 미국 마샬 카벤디시의 인기 여행서 시리즈인 ‘컬쳐쇼크!’의 터키편을 완역한 책이다. 

여행 정보의 나열보다는 지역과 국가의 역사와 문화, 풍속과 생활환경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터키편은 현지에서 직접 살아본 영국인 저자가 써서 더욱 생생하다. 유럽과 아시아 두 대륙의 경계에서 역사상 가장 거대한 제국(오스만 제국)을 이루었던 터키인의 뿌리에서부터 출발해 동양적인 것과 서양적인 것, 이슬람과 기독교, 케밥 가게와 최고급 레스토랑 등 서로 이질적인 것들이 공존하며 역동적으로 변모해가는 터키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준다. 터키에 관한 알찬 입문서이자 인문서이며 여행서이다.

터키인을 이교도나 기만적인 바람둥이로 묘사하는 셰익스피어의 작품 속 대사를 인용하는 첫 장부터 흥미롭다. 영국 동요 속의 터키인을 언급하다가 저자가 직접 듣고 경험한 터키와 터키인에 대한 인상으로 넘어간다. 저자는 터키인에게 덧씌워진 위험한 선입견을 벗겨내면서 이들이 실상은 매우 친절하고 자긍심에 가득찬 민족이라고 말한다. 터키의 역사와 지리, 정치, 사회, 그리고 터키인들의 타고난 기질에 관해서도 시시콜콜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특히 터키인들의 면면을 소개하는 대목들이 재미있다. 우선 터키인들은 애국심이 대단하다. 학생들이 아침마다 등교해 처음하는 일이 “나는 올바르고 근면한 터키인이다. 나는 조국을 위해 이 한 몸을 희생할 준비가 돼 있다”고 구호를 외치는 것일 정도다. 터키인은 공식 자리에서 심각하고 엄숙한 얼굴을 하고 있기 일쑤지만, 갑작스레 흥분해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뒤끝이 d없어서 쉽게 용서하고 쉽게 잊는다. 한마디로 다혈질이다. 터키인들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 팀을 이뤄 일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사실, 유럽인들과는 달리 누군가가 마음에 들거나 이상스레 느껴질 때 사람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버릇이 있다는 것 등은 현지에서 살아본 사람이 아니면 알기 어려운 기질이다.

뿐만 아니라 터키 사람들의 사교, 호칭, 손님 접대, 결혼, 출산, 장례 문화도 소개했다. 책 중반부에는 터키에서 관광과 여행을 즐길 뿐 아니라 살고 일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들을 실었다. 터키에서 집을 구하고, 공공서비스를 이용하며, 행정절차를 밟고 일자리를 찾기 위한 방법들이 세세히 설명됐다. 간단한 터키어 및 예절과 금기, 터키 국가 및 문화 정보를 요약한 장도 덧붙여졌다.

이 책은 다양한 터키 전문가와 전문서로부터 “신기한 생활상을 조명함으로서 불가사의한 터키 사람들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유용한 책” “현대 터키 문화에 관한 탁월한 소개서”라는 평가를 받았다.

저자 아른 바이락타롤루는 민속방법론과 대화 분석 전문가로 영국 캠브리지대에서 강사와 조교수로 활동해왔으며 현재 캠브리지 어학원 원장을 맡고 있다.

su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